덕구온천을 처음 찾은 게 벌써 20년도 넘었어요.
처음부터 이렇게 오래 다니게 될 거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에요. 한 번 가보고 괜찮아서 또 가고, 몇 년 지나 생각나면 다시 가고. 그렇게 다니다 보니 어느새 20년이 훌쩍 넘었더라고요.
처음에는 당연히 온천 때문에 갔죠.
그런데 오래 다니다 보니 알겠더라고요. 제가 이곳을 계속 찾는 이유는 온천 하나만이 아니었어요.

20년 넘게 찾고 있는 덕구온천. 갈 때마다 익숙하면서도 반가운 곳이에요.
덕구온천에 가면 역시 온천부터
여행하다 보면 많이 걷지 않아도 이상하게 몸이 피곤한 날이 있잖아요.
그럴 때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그제야 긴장이 풀려요.
“아, 이제 좀 쉬는구나.”
저는 그 느낌이 참 좋았어요.
특히 야외에서 즐기는 온천은 실내와 또 달라요. 바깥 공기는 서늘한데 몸은 따뜻하고, 계절이 바뀌면 주변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지거든요.

야외 온천에서 즐긴 따뜻한 휴식

야외탕 앞에서 만나는 폭포 풍경

온천 사이 잠시 쉬어가기 좋은 야외 공간
여러 번 갔는데도 매번 똑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예요.
덕구온천에 가면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녀야 한다는 생각도 잘 안 해요.
온천하고 쉬고, 천천히 걷고.
그 정도면 충분하더라고요.

야외에서 즐기는 또 하나의 온천 공간
저는 원탕 가는 길도 좋아해요
온천만 하고 돌아오기에는 조금 아쉬워요.
제가 덕구온천에 가면 좋아하는 시간이 하나 더 있거든요.
원탕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걷는 시간이에요.
대단한 볼거리를 찾아가는 길은 아니에요. 천천히 걷다 보면 주변 풍경이 보이고, 물소리도 들리고, 바람도 느껴져요.
그래서 오히려 좋아요.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려고 걷는 길이 아니라 그냥 걷는 시간 자체를 즐길 수 있거든요.
예전에는 여행을 가면 하나라도 더 보고 와야 잘 다녀온 것 같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달라지더라고요.
많이 본 여행보다 마음 편하게 쉬었던 하루가 더 오래 기억에 남을 때가 있었어요.
20년 넘게 다녔는데도 또 가는 이유
같은 곳을 20년 넘게 다녔다고 하면 새로운 게 뭐가 있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맞아요. 이제는 익숙해요.
그런데 저는 그 익숙함이 좋습니다.
어디에 뭐가 있는지 아니까 서두를 필요가 없고, 굳이 일정을 빽빽하게 만들지도 않아요.
온천에서 푹 쉬었다가 몸이 가벼우면 걸어보고, 피곤하면 그냥 쉬어요.
그러고 돌아오면 신기하게도 한동안 생각이 안 나다가 어느 날 문득 또 가고 싶어져요.
아마 제가 20년 넘게 덕구온천을 찾은 이유도 그거겠죠.
화려해서 기억나는 곳이 아니라, 가면 편안하고 제대로 쉬었다는 느낌이 남는 곳.
저에게 덕구온천은 그런 곳이에요.
다음에 가더라도 특별한 계획은 없을 것 같아요.
따뜻한 물에 몸 담그고, 원탕 가는 길도 천천히 걸어보고.
늘 하던 대로 그렇게 쉬다 오려고요.
